민이 생후 1440일, 예니 생후 200일.
아이를 키우다보면 매일 보는 부모는 아기가 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부지런히 큰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느날 갑자기 문득 보면 아이가 쑥 커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가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신기한 일인거 같다.
어른들은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이들에게 엄청난 도전이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 새삼 느끼게 된다.
민이를 키울 때는 해야할 때가 되면 마땅히 하게되니까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게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을 가누고 뒤집고 혼자 앉을 수 있게 되고 기어다니게 되고.
이런 일들이 보통 다 비슷한 시기에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예니는 작게 태어나기도 했지만 먹는 것도 워낙 시원찮아서 성장이 많이 더딘 편이다.
목을 가누는 것도 오래 걸리고 아직 뒤집는 것은 못하고 체중도 미달이고.
이래저래 신경이 많이 쓰는 편이다.
이때쯤 되면 당연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예니는 많이 느린 편인 것이다.
그래도 느리지만 조금씩 크고 있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는 한번 하는게 그렇게 어렵던 일들이 한번 성공하고나면 쉽게쉽게 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민이는 뒤집기를 할 때 몇날 며칠을 시도하더니 결정적으로 한번 성공하더니 계속 뒤집기를 했다.
뒤집어서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또 울곤 했다.
예니는 목 가는게 느려서 속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는 재우려고 뒤집어두면 고개를 빼꼼 들고 주변을 둘러보곤 한다.
못하는게 아니고 성장이 더든 것이라고 생각해야할 거 같다.
오늘은 예니가 200일이 되는 날이다.
언제 크나 싶었는데 어느덧 200일 되었고 키도 제법 커졌고 목도 제법 잘 가눈다.
체중이 좀 적다고 하지만 먹는 것도 제법 많이 늘었다.
또 이만큼 성장한 것이다.
오늘 아침은 어제 저녁에 먹은 된장찌개에 버섯부침을 한다.
아침을 먹고 민이는 외출 준비를 한다.
오늘은 절친 은형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친구인데 이 친구랑은 너무 잘 어울리고 가끔 보고 싶다는 얘기까지 한다.
민이는 친구를 만나러 엄마랑 나가고 오늘은 예니가 아빠랑 있는 날이다.
예니는 낮에 잘 자고 잘 놀고 다 좋은데 아빠랑 있으면 잘 안먹는다.
그래도 처음에 비해서 먹는 양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 엄마랑 먹는 것만큼 아빠랑 잘 먹지는 않는다.
은형이랑 놀고 저녁이 다 되어서 귀가한 민이는 아침에 눈뜨고 할머니 보고 싶다고 수원에 온다고 했었다.
집에 와서 짐을 싸서 다시 수원으로 출발.
이 생활을 익숙하다보니 짐챙기고 수원으로 오는 것을 금방 준비해서 금방 출발할 수 있다.
예니 200일에 케익에 초라도 켜야지 싶었는데 오층 식구들은 다들 어디가서 우리끼리 조촐하게 하나 싶었는데 마침 수원에 왔으니 수원식구들과 200일 케익을 한다.
처제랑 정아도 처가집에 와있고 하니 다같이 예니의 200일을 축하해주었다.
수원에 와보니 처이모님까지 계셔서 많은 식구가 예니의 200일을 축하해주었다.
케익 협찬은 이모부님이 해주셨다.
할머니랑 이모할머니랑 케익을 사러 나갔다가 이모부할아버지를 만나서 이모부할아버지께서 케익을 협찬해주셨다.
200일을 만들어야 하는데 2가 없어서 처가댁에 있던 1자 초에 2을 붙여서 만들었는데 나름 이쁘다.
케익까지 하고 세 아이들을 씻겼다.
예니는 아직 애기니까 먼저 씻겨서 내보내고 조카 정아와 민이는 같이 들어가서 씻었다.
둘이 놀면서 씻는걸 좋아하는데 항상 결국 민이가 정아에게 삐져서 먼저 나온다.
씻고 나왔으니 이제 애들을 재우는게 일이다.
민이는 할머니랑 자는데 정아도 정아엄마랑 할머니랑 잔다.
둘이 같이 들어가서 잠드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은 엄청 오래 걸려서 재웠고 결국 민이는 중간에 나와서 졸릴 때까지 있다가 다시 들어갔다.
오늘도 또 이렇게 육아의 하루는 끝나간다.
예니가 200일동안 크면서 고생이 많았다.
그리고 예니를 낳고 이만큼 기른 아내가 정말 고생이 많았고 언니노릇하느라 고생한 민이도 기특하다.
또 예니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 그 밖에 주변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200일동안 컸으니 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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