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생후 1439일, 예니 생후 199일.
민이는 6개월 무렵부터 약 3개월간 가정식 어린이집에 다녔었다.
그해 7월부터 아내가 일을 시작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4월부터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적응기간을 가진 것이다.
처음에는 엄마랑 다녀오는 수준이었고 차차 시간을 늘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6월이 되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로 이 병원 저 병원 왔다갔다 하다고 주말이라서 어쩔 수 없이 대학병원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요로감염 의심되어 대략 5일정도 병원에 입원해있어야 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린이집은 포기하고 장모님이 약 1년 6개월 동안 민이를 보육해주셨다.
처음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나올 때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저 조그만 아이를 이렇게 떨어뜨려 놓고 나와야 한다니 자괴감마저 든다.
가정식 어린이집이라는게 아파트 집을 살짝 개조해서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각 방마다 나오지 못하도록 낮은 문들이 설치되어있는데 그게 참 보기 안좋았다.
육아가 힘들어서 잠시라도 짬을 얻기 위해서 어린이집에 보는 것도 있는데 저 걷지도 못하는 것을 어린이집에 두고 오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이런 감정은 처음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라면 모두 비슷하게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민이 정도 되면 사실 보육과 교육의 개념이 섞여있지만 그 때는 온전히 보육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아이가 둘이 되고 나니 둘이 같이 매달려서 둘을 보는 것도 힘들다.
아이를 잘 보려면 항상 아이보다 한명이 많아야 하는거 같다.
지금은 아내가 방학기간이라서 같이 아이들을 보고 있지만 개강하고 나면 사실 걱정이 좀 된다.
예니도 이제 이유식을 시작해서 저녁마다 두 아이의 밥을 챙겨야 하는 것이다.
아내가 일찍 오는 날은 하나씩 맡아서 보면 되지만 밤 늦게 오는 날은 사실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을 씻기고 재워야 하는데 그 정신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민이는 금요일마다 일찍 집에 오기로 했다.
평소에는 5시차를 타고 오는데 금요일은 2시차를 차고 온다.
아이가 일찍 오는 것은 기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 만큼 육아시간이 길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민이는 야외활동보다는 앉아서 인형놀이 하고 역할놀이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같이 노는게 아빠는 좀 힘들다.
아빠는 보통 좀 활동적이고 뛰어노는게 좋은데 온갖 인형들로 역할놀이를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처음에는 아주 곤욕이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그 시간이 길어지면 좀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민이가 일어났다.
어제 밤 늦게 잤는데 이른 아침에 일어난 것이다.
원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있으니 일단 방에서 인형놀이를 좀 하고 유치원갈 준비를 한다.
가방을 싸고 간단한 과일을 먹고 옷을 갈아입혀 유치원에 등원시킨다.
그리고 엄마 아빠 예니는 넉다운!!!
9시부터 11시까지 셋이서 기절한듯 잠을 잤다.
점심은 간단하게 냉장고에 잠들어있던 쫄면으로 때우고 오랜만에 영화 한편~
딱 영화가 끝나니 민이 픽업시간이다.
엄마는 예니 분유를 먹이고 아빠는 민이 픽업을 나간다.
집으로 돌아온 민이는 일단 가방을 풀러서 오늘 받아온 교재로 엄마랑 놀이를 한다.
교구에서 workbook이 포함되어 있는데 민이가 그린 스핑크스가 제법 표현력 있게 그려졌다.
언제 이렇게 그림 실력이 늘었는지 참 기특하다.
민이를 살살 꼬셔서 주차장에서 공놀이.
아직 공놀이는 잘못한다.
공을 던지면 잘 받아야 하는데 그냥 가만히 있는다.
아빠는 민이 과녁에 잘 던져야 하는데 또 너무 세게 던지면 아플거 같고.
이래저래 공놀이가 쉽지 않다.
결국 공놀이는 얼마 못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민이는 집에 와서 잔뜩 인형을 꺼내서 인형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아빠는 인형놀이를 하다가 졸았다.
민이가 아빠를 위해서 레고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결국 레고놀이도 인형놀이가 된다.
아빠는 저녁을 준비하러 가고 엄마가 결국 민이랑 놀이를 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은 된장찌개에 오리고기~
민이는 된장찌개가 너무 맛있다고 엄지를 척해준다.
저녁을 맛나게 먹고 아빠랑 엄마랑 열심히 춤도 추고 신나게 놀고 나서 텔레비전을 보던 민이는 졸렸는지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는데 잠이 들었다.
일단 한 명은 잠들었으니 이후부터는 한결 수월하다.
아빠는 민이가 잠들어서 저녁에 운동을 하고 왔다.
아내가 오전에 운동하고 오라고 했지만 너무 졸려서 그냥 잠을 잤는데 민이가 일찍 자서 운동다녀올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집에 와보니 아직 예니는 안 자는 중.
아내가 어제 병원 다녀와서 작정을 했는지 예니가 작정을 했는지 어제부터 분유를 엄청 잘 먹는다.
오늘은 분유룰 모두 남길 없이 드셨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있는 일이다.
이제 이유식만 잘 먹으면 되겠구나.
예나~아빠가 주말에 이유식 다시 맛나게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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