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생후 1432일, 예니 생후 192일
우리 가족에서 누나네는 부모님과 할머니와 함께 5층에서 거주하고 우리 식구는 한 층 아래 4층에서 살고 있다.
이러다보니 살림을 합치고 같이 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위집 아래집 오가는 일이 잦다.
더구나 같이 애들을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서로 애들을 맡기는 일이 왕왕 있다.
예니는 아직 너무 어리니까 떨어뜨려둘 수가 없지만 민이는 위층 언니 오빠랑 잘 논다.
어떤 때는 집에 내려가자고 해도 더 놀다 간다고 안간다고 하는 일도 있다.
예니가 태어나기 전에 아내가 저녁 수업이 있는 날은 같은 어린이집 다니는 조카와 민이는 같이 하원하여서 아빠가 퇴근해서 올 때까지 고모네집에서 밥도 먹고 놀고 있곤 했다.
큰 조카 다현이는 초등학생이고 하니 아무래도 애들이랑 노는 것보다 엄마 따라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놀러가고 하지만 민이랑 딱 1년 한달 보름 차이나는 시형이니 민이랑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 6살이니 5살인 민이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도 오빠라고 자기가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도낀개낀인다.
이러다보니 민이를 맡기기 애매한 상황이면 누나네 맡기게 되고 시형이를 맡기기 애매한 상황이 되면 우리집에 맡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직 응석받이 시형이는 데리고 다니는 것보다 두고 다니는 편이 훨씬 수월한테니 말이다.
아빠가 육아를 시작하면서 밤낮이 완전이 바뀌었던 예니는 이제 다시 원래 패턴으로 돌아오고 있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외가집에 며칠 다녀오고 이틀동안 힘든 일정을 소화하니 새벽 5시까지는 잘 잔다.
그 이후에 깨어서 노는건 아직 있지만 그렇게라도 자주니 잠자는게 훨씬 수월하다.
먹이는건 아무래도 아내가 나보다 나은 편이니 아내가 방학을 하고 나서 예니는 많이 보는 편이다.
그외의 살림은 내가 많이 하는데 같이 육아를 하는데도 밤이 되면 둘 다 지쳐버린다.
애들이 다 재우고 10시가 넘으면 서로 씻고 각자 할일을 하거나 얘기를 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시간이 되면 서로 지쳐있는듯 하다.
민이가 집에 오는 시간부터 애들이 잠드는 시간까지 대략 5시간 정도는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
밥 차려서 먹이고 치우고 놀게 해주고 씻기고 옷갈아입혀서 머리 말려 재우는데 정말이지 한 시도 쉴 새 없는 시간이 지나간다.
오전에 아내가 외출을 하고 돌아와서 민이 픽업시간이 되었다.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금요일은 2시 하원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은 이른 하원을 한다.
조카 시형이는 원래는 엄마 따라서 이케아 간다고 했다고 민이랑 같이 방방이장을 간다고 안따라갔다.
민이를 픽업해서 민이랑 시형이 픽업하고 차를 타고 방방이장으로 간다.
원래는 한 시간만 있다가 오려고 했는데 애들이 너무 잘 놀고 집에 일찍 와도 딱히 할일이 없어서 두 시간이 놀게 해주었다.
둘이 뛰어다니면서 얼마나 잘 노는지 모른다.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차려 먹인다.
요새 민이는 자꾸 고기를 해달라고 한다.
누나가 일정이 늦어져서 시형이까지 밥을 해먹인다.
집에 고기가 한덩어리가 있지만 4명이 먹기는 적으니 애들은 소고기 주고 엄마 아빠는 삼치를 구워서 먹는다.
애들은 고기가 너무 맛있다며 막 지은 밥을 물에 말아서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그러더니 생선도 맛나보인다며 그것도 먹는다고 한다.
뭐든 잘 먹으면 좋으니 무조건 먹이고 본다.
저녁상을 다 치우고 다음 예니 이유식 차례.
아무래도 뭐든 먹이는건 아빠보다 엄마가 낫다.
아빠가 주는건 죄다 뱉어버리는데 엄마가 주는건 그래도 좀 받아먹는다.
이유식은 아빠가 만들고 먹이는건 엄마가 하는 걸로.
이른 저녁에 애들을 씻고 나니 민이가 먼저 잠든다.
9시도 안된 시간에 육아퇴근!!
얼른 준비해서 운동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운동 후 돌아와 샤워까지 싹!!
이렇게 또 하루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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