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 생후 1431일, 예니 생후 191일.
아내가 이번 생일 선물로 운동을 등록해준다고 운동을 다니라고 했다.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해지고 자기도 운동하면서 기분이 좋았다며 운동을 다녀보라고 했다.
나야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고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계속 시간이 안 나서 등록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 드디어 운동을 등록하고 왔다.
휘트니스를 다니는 것이 2005년에 3개월 다닌 것이 다이니 거의 운동은 안하고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스윙댄스를 했던 것이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혼하고 애들을 낳고는 영 갈 수가 없었다.
아무튼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뭘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열심히 다녀볼 생각인다.
민이와 자꾸 멀어지는 느낌이다. 내 잘못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이제 5살짜리 딸에게조차 이런 서운한 감정을 자꾸 느끼는 것은 내가 부족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엄마는 세심하고 잘 공감하지만 아빠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엄마를 더 선호하는 것같다.
기껏 하원해서 데리고 와서 저녁까지 잘 해먹이고 씻기두었더니 아빠랑 씻는 것도 싫고 뭘 하는게 싫다고 한다.
그냥 졸려서 아무 생각없이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엄마랑 있고 싶은데 자꾸 아빠가 끼어들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서운한 감정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같다.
내가 5살짜리 딸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자식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부모님, 그리고 처가집 장모님, 장인어른은 또 얼마나 날 어려워하시려나 모르겠다.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좀 나아지려나 했지만 민이의 엄마를 향한 마음은 따라잡을 수 없는 것 같다.
오늘 예니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에 가니 의사가 이런 일로 병원을 다 오냐며 핀잔을 준다.
애가 잘 안 먹으니 당연히 잘 안크지 뭐 이런 뉘앙스로 말을 한다.
그리고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고 애를 보고 엄마가 직장에 다닌다고 하니 못미더운 표정이다.
아빠가 분유를 먹이니 잘 안먹지, 이유식도 만들어서 먹여야 하는데 그런거 잘 할 수 있겠어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
잘 안 먹는 애는 누가 줘도 잘 안먹는거고 이유식은 내가 만들어서 내가 먹이는데.
심지어 반찬이니 찌게니 국이니 이런 것도 다 아빠가 만들어서 먹이는데!!!
여의사였는데 아빠가 잘한 결정을 했다고 칭찬을 해주지는 못할 망정 못미더워하다니!!
설령 잘 못하다고 하더라고 응원을 해줘야하는데!!!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아직은 한참 떨어져있는 것 같다.
오늘부터 예니 이유식을 새로 시작한다. 어제 사온 소고기를 넣어서 이유식을 다시 만들어서 소분하여서 냉동실에 얼려둔다.
오늘 저녁은 네 식구가 앉아서 먹어보았다. 혹시 예니가 다 같이 앉아서 먹으면 잘 먹을까 싶어서 도전해보았다.
예니는 소고기들어간 미음, 민이랑 엄마 아빠는 토마토 밥.
민이는 아빠가 해주는 토마토 리조또를 잘 먹는다. 오늘은 왕새우까지 넣어서 해주니 더 잘 먹는다.
결과적으로 예니는 오늘도 이유식을 사약먹듯 먹었고 민이는 토마토밥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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