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53 - 부모가 된다는 것

minarae7 2017. 9. 14. 23:50
728x90
반응형

민이 생후 1459일, 예니 생후 219일.

부모가 된다는 것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아내와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내 자신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부분이 변한거 같다.

그 중에서 먹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생긴거 같다.


우선 난 과일을 즐겨먹지 않는다.

이건 과일을 까서 먹는 것을 잘 못했기 때문이다.

껍질을 까는건 잘 못하는데 이걸 매번 누가에게 부탁하기도 뭐하니 그냥 안먹고 말자이다.

그래서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은 그나마 먹지만 포도같은 과일은 입에도 안 댄다.

물론 포도는 맛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어쨌든 즐겨먹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 아침 민이 아침으로 과일을 준비한다.

사과, 토마토, 참외 같은 과일들을 아침식사로 준비해서 민이가 간단하게 나마 아침을 먹고 갈 수 있도록 해준다.

내가 먹지 않을지언정 자식을 먹여서 보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여전히 난 과일을 즐겨먹지 않지만 민이가 먹고 싶다면 잘 못하더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같은 맥락에서 생선구이는 즐겨먹지 않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빨리 밥먹고 일어나야 하는데 언제 생선가시를 바르고 있나 싶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가시를 발라줘도 잘 먹지 않았다.

먹지 않다보니 가시 바르는건 잘 못했었다.

하지만 연애를 하면서 아내가 생선을 잘 먹으니 가끔 가서 발라주곤 했다.

그리고 민이가 생선을 잘 먹으니 이제는 생선 가시 바르는게 제법 익숙하다.

오늘 저녁에서는 그 가시 많은 갈치를 세 토막이나 발라서 먹도록 해줬다.


마지막으로 밥상을 차리는 부분에서 반찬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다.

민이가 커서 같이 밥을 먹기 전까지 우리는 일품요리를 즐겨먹었다.

반찬이 없어도 찌개나 메인요리 하나만 있으면 밥 한그릇은 문제 없었다.

근데 이제는 밥상에 반찬이 없으면 허전하다.

아내는 찌개만 있어도 밥을 잘 먹던 사람이 왜 그리 반찬을 하냐고 핀잔을 주지만 왠지 밥상에 반찬이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다.

민이가 잘 먹는 반찬, 아내가 잘 먹는 반찬은 직접 만들어서 먹게 해주고 싶어졌다.

그러면서 나도 반찬들을 즐겨먹는 식성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는거 같다.


내리사랑이라 그런지 자식에게는 뭔가라도 하나 더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그리고 늘 부족한거 같아 미안한 마음도 늘 같이 가지고 있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를 그렇게 키우셨겠지?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이 있던데 민이와 예니를 낳아서 키우다 보면 그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우리 부모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통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배워간다.

728x90
반응형

'My Story >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휴직 D+55 - 생일전야제  (0) 2017.09.16
육아휴직 D+54 - 외식  (0) 2017.09.15
육아휴직 D+52 - 엄마없는 날  (0) 2017.09.13
육아휴직 D+51 - 육아전쟁  (0) 2017.09.12
육아휴직 D+50 - 도곡리  (0) 201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