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160 - 연휴(2017.12.30)

minarae7 2017. 12. 3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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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66일, 예니 326일.

연휴가 길어지면 아이들과 집에서 복작복작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민이가 집에 오래 있으면 첫번째로 고민은 뭘 해먹일까이고 두번째가 무얼하면서 놀아줄까이다.

먹는건 그나마 밥이 있고 뭔가 반찬이라도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이 되는데 무얼할까는 참 쉽지 않다.

데리고 나가는 것도 한계가 있고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걸 선호하기 때문에 나가자고 꼬셔도 잘 안먹힐 때가 많다.

더군다나 이렇게 방학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지루해하면서도 밖에 나가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어제도 나갔다가 오자고 꼬시다가 실패했고 오늘도 겨우 꼬셔서 마트에나 다녀왔다.

다현이 시형이라도 있으면 잘 노는데 그것도 서로 일정이 맞아야지 그렇게 하는게 쉽지 않다.

그나마 엄마가 집에 있으면 엄마가 거의 전담으로 예니를 보니 민이랑 있는게 좀 수월해진다.


아침에 일어난 민이는 기침을 심하게 한다.

어제 새벽에 영화를 보다가 민이가 엄마 아빠 없다고 우는 바람에 그나마 일찍 잔 엄마 아빠는 9시가 다 되도록 일어나지 못한다.

늦게 일어나서 민이 아침을 대충 챙겨먹이고 준비해서 병원을 다녀왔다.

아침에 늦장을 부렸으니 병원에 사람이 미어터진다.

오래 기다려서 겨우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간단하게 챙겨먹었다.

민이는 식빵에 잼을 발라서 해결하고 엄마 아빠는 식빵과 호빵을 먹고 커피로 점심을 해결한다.

반찬을 해먹을만한 재료가 다 떨어져서 민이를 살살 꼬셔서 마트에 다녀왔다.

오늘 저녁은 고기를 구워먹고 내일 저녁은 짜장을 해먹고 월요일은 된장찌개를 끓여야지 하고 재료를 쭉 샀는데 짜장가루를 안 사왔다.

내일 저녁은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집에 와서 밥을 하려고 보니 쌀이 없다.

연휴라서 주문해도 오는데 한참 걸릴텐데 완전 정신이 없다.

밥을 하고 엄마가 잠시 외출한 사이 아빠랑 놀던 민이는 뭐 때문에 토라졌는지 삐져서 울면서 가버렸다.

다 울고 나와서 얘기를 하자고 하고 방에 들어가서 울고 나오라고 했더니 방으로 와서 실컷 울더니 조용해졌다.

다 울었으면 나오라는데 대꾸가 없어서 방에 와보니 소파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약 기운 때문인지 매우 피곤해했다.

엄마가 올 때까지 자게 하고 엄마가 올 때 맞춰서 저녁을 준비하면서 민이를 깨웠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고 놀다가 씻고 잠이 들었다.

낮잠을 자고도 원래 자는 시간에 잠이 든 걸 보니, 그리고 침대에 계속 누워서 몸이 무겁다는걸 보니 컨디션도 안 좋고 약기운도 도는거 같다.

그나마 집에 있는 기간에 그러니 다행이다.

엄마가 없는데 집에 있으면서 저렇게 아프면 병원을 데려가기도 힘들고 난감한데 말이다.


이제 주말도 얼마 안남았고 이렇게 네 식구만 있는 주말을 더군다나 얼마 안남은거 같다.

수원으로 이사가고 처가집과 합치게 되면 아무래도 네 식구만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게 될 것이다.

어제 오늘 이렇게 식구들이 오붓하게 있어보니 일상의 즐거움이라는게 이런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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