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165 - 집파먹기(2018.1.4)

minarae7 2018. 1. 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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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71일, 예니 생후 331일.

흔히들 냉장고 재료를 이용해서 요리를 해먹는 것을 냉장고 파먹기라고 한다.

나는 요즘 집 파먹기를 하는 중이다.

냉장고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물론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재료들은 대체로 냉장고에서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재료들도 있기에 집파먹기라고 명명한다.

거창하게 집파먹기라고 하지만 자취생과 진배없는 생활 중이다.

지난 월요일에 아내와 민이가 수원으로 내려간 이후 집에서 예니와 둘이 지내니 뭘 해먹을 필요가 없다.

밥이라도 해먹으려고 했는데 마침 쌀이 똑 떨어졌다.

그렇다고 쌀을 사기에도 애매한게 계속 집에 혼자 있고 다음주면 수원으로 이사갈 텐데 남은 기간 동안 몇 끼나 해먹는다고 쌀을 사나 싶다.

밥을 해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부모님 댁에 올라가서 쌀을 한 번 해먹을 정도 얻어다 먹지 싶어서 안사고 있다.

그리고 예니랑 둘이 있다가 보니 예니 이유식이야 잔뜩 만들어두었으니 매 끼니 하지 않아도 되고 내 식사 먹자고 거창하게 밥을 차리기도 뭐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들로 식사를 시작했는데 나름 버틸만한게 생각보다 집에 식재료들이 많이 있었나보다.

일단 식빵을 사다둔게 있었는데 한번에 다 먹을 것도 아니니 몇 끼는 해결이 된다.

장모님이 만들어주신 딸기잼과 철판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서 사둔 누텔라가 있으니 식빵으로 식사는 커피와 함께 훌륭하다.

대충 아침은 이렇게 해결하고 나면 늦은 점심을 먹게 되니 저녁은 보통 생략하게 된다.

예니 점심 이유식을 먹이고 나면 대략 3시반에서 4시가 되니 이따 점심을 해먹으면 저녁은 아주 밤늦게 먹거나 생략한다.

점심은 대체로 라면류로 해결한다.

신라면과 짜파게티가 있는데 신라면은 활용도가 아주 높다.

뭐든지 넣어서 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을 활용해서 냉동실에 얼려둔 밥을 같이 넣어서 먹기도 하고 한끼 훌륭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온갖 야채를 넣어서 먹기도 한다.

이렇게 먹고 나면 한끼로 충분하게 해결이 된다.

문제는 어제부로 빵이 떨어졌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제빵기를 이용해서 빵을 만들어먹기로 했다.

재료는 다 있으니 책을 보고 적절한 비율로 제빵기에 넣어서 빵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면 된다.

밤에 예약을 해두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맛난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면 된다.

어제 예약해서 오늘 아침에 먹었으니 혼자 먹으면 이 빵으로 며칠을 두고도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생활하다가보니 문제는 집 밖에 안나가게 된다.

슈퍼라도 가든가 해야하는데 뭘 사지않고 집에 있는 재료로 식사를 해결하다가 보니 기껏 외출이 부모님이 오시는 시간에 잠깐씩 위층에 다녀오는 일이다.

내일은 병원에 다녀와야 하니 오랜만에 외출일거 같다.


어제 10시에 일어나서 혼자서 낑낑대고 놀던 예니는 12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그러니 하루 종일 피곤해한다.

아침에도 10시 반에 이유식을 먹이는데 눈도 못 뜨고 울면서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눕혀두니 다시 잠이 들어서 정신을 못 차린다.

1시가 다 되어서 분유를 먹이고나니 다시 졸린지 눈을 감는다.

이렇게 오후 이유식을 먹기 전까지는 계속 졸려하기만 한다.

그렇다고 재운다고 잠이 잘 들지도 못한다.

감기기운도 살짝 있는지 기침도 좀 한다.

그래서 몸이 더 처지는지 정신을 못 차린다.

점심 이유식을 먹이고도 눕혀두니 잠이 들듯말듯 하다가 6시반쯤 되어서 잠이 들었다.

그러더니 기껏 7시에 일어나서 울다가 그쳤다를 거진 한 시간을 반복했다.

도저히 진정이 안되어서 울어도 일단 이유식을 먹였다.

이유식을 다 먹고 내려두니 그제야 정신이 드는지 눈을 뜨고 쳐다본다.

내일 병원에 가야하는 관계로 민이와 수원에 갔던 아내가 오늘은 집으로 퇴근했다.

아내와 저녁으로 치킨을 시켜먹으면서 아빠의 집파먹기는 일단 중단.

저녁으로 치킨을 먹고 그 이후로는 아내가 예니를 본다.

그 사이 낮에 해둔 빨래를 정리하고 아빠는 개인적인 일을 좀 본다.

오늘 밤은 엄마가 예니랑 끼고 잘듯.

오늘도 지난 나흘간처럼 그렇게 또 하루가 마무리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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